작가 노트 (2019)

2016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에 위치한 반 아이크(Van Eyck)의 샤를 나이펠스 랩(Charles Nypels Lab)에서 열린 〈매지컬 리소 Magical Riso〉 워크샵에 아티스트로 참가를 한 적이 있었다. 해당 워크샵은 인쇄 테크니션과 아티스트가 짝을 이뤄 5일간 프린팅 실험을 하는 것이였다. 당시 나는 여러가지 인쇄 옵션을 보기 위해 다양한 이미지를 준비해 가기로 생각했고, 그때 떠올린 것이 ‘컬러링 프랙티스’였다. 어렸을 때 컬러링 북을 쓸때면 여러가지 크레용을 가지고 하얀 면적을 무슨 색으로 칠할까만 고민하였지만, 컬러링이란 평평한 컬러 면을 채우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떤 형태, 패턴, 또는 점이나 선으로 그 면적을 채우는 것도 의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동일한 스케치로 다양한 방법의 채우기를 시도하면 프린팅 결과물을 서로 비교해보기에도 좋을것 같았다.

흥미롭게도 이 작업은 이미지를 만드는 접근법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막상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려니 내가 알고 있는 이미지 생산 방식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전에 써보지 않았던 옵션, 방식, 선택, 행위를 시도해보면서 관습적으로 하던 표현을 어떻게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그라디언트 테크닉에 흥미를 많이 느꼈는데, 리소와 같은 스텐실 인쇄의 경우, 망점이 크게 구현되는 특성때문에 루페를 통해 보지 않아도 점의 크기와 간격이 눈에 보여 그라디언트가 착시에 의해 표현되는 것임을 시각적으로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즉, 인쇄물에서 구현되는 형상은 곧 픽셀과도 같은 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하나의 이미지가 실은 무수한 점이 모여 착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다.  

워크샵 이후 형상을 만드는 새로운 발판으로 망점의 개념을 실험해보기 시작했다. 망점은 본디 사진의 회색도를 표현하기 위해 고안된 테크닉이고, CMYK 각각의 회색도가 겹쳐지면 풀컬러(Full color) 이미지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분판, 채널과 같이 컬러가 만들어지는 시스템, 구현되는 방식 등을 탐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점의 모양, 그리드, 컬러의 개수와 같은 것은 형상을 그리기 위한 일종의 사전 설정인 셈이다. 사전 설정에 따라 형상은 재가공되고, 때론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 가기도 한다. 2018년에 진행한 〈Numbers〉나 〈그늘 쌓기〉와 같은 작업들은 모두 이러한 사전 설정을 개념적으로 적용시켜 전개해 보고자 한 작업이였다. (…)




Some words by It’s Nice That

(…) Most recently, this manifested in Hezin’s project, Numbers. “I started this work with curiosity about the screening technique in print,” she explains. Screening is a process which converts the continuous tone of an image into dots of varying size, shape and spacing between dots to show a gradient-like effect, similar to the shades in the original. “This is often divided into AM screening using halftone dots and FM screening which uses dithering,” Hezin adds. While working with both silkscreening and Risograph, Hezin noticed that the dots created by this technique were visible, and could therefore “understand visually that the gradients were represented by an optical illusion. It was interesting that the image was actually an optical illusion created by a myriad of points in print,” she explains.

As a result, Hezin became interested in the forms and concepts which exist before the image is produced such as grids, points, lines and units. “I wanted to make numbers for a calendar by using the characteristics of screening – changes in angle and thickness,” Hezin explains. “Normally, the calendar has a system that produces 12 cases (12 months) using numbers from one to 31 (31 days) in two colours (weekday, weekend) per page, so I thought that it would be a suitable form to apply the logic of screening.” Numbers, therefore, presents a series of images which are representative of different dates and days of the week based on the combination of lines and colours utilised in each image.

This approach to design — one that is wholeheartedly a product of the techniques it uses – can also largely be attributed to Hezin’s ongoing collaboration with Corners, a design studio and Risograph printing service. Earlier this year she worked on Gaji #9: Paper and Offset Print with the studio. Gaji is a newsletter issued by a Korean paper company called Hansol Paper and Hezin was brought in on its ninth issue as a collaborative designer. “We planned to test examples of printing techniques, such as screen tone, gradients, overprinting and nock out on Hansol’s paper,” she recalls. The final result is a set of beautiful graphics which are also functional. A series of circles, each image shows the “number of different cases where six spot colours were spectrally separated from each other through the gradient pages”. (…) ─ Ruby Boddingt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