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렉 스스로 글쓰기란 ‘이미 쓰인 모든 작품에 대한 독서’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자주 강조한 바가 있다. “모든 텍스트는 인용문들의 모자이크이며 모든 텍스트는 다른 텍스트의 병합이자 변형이다”라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언급처럼(『세미오티케』), 페렉에게 있어서도 글쓰기란 결국 “타자의 내재화” 작업이며 하나의 작품은 작가가 읽은 모든 책의 단편들이 마치 조각처럼 서로 끼워 맞춰져 있는 “거대한 하나의 퍼즐”이다.